부패의 유형과 형태
부패의 유형과 형태
부패의 유형과 형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아주 중요합니다. 부패의 유형과 형태를 알아야 부패의 특성들을 구별해서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각각의 기준에 준해서 부패의 여러 유형을 알아보겠습니다.
부패의 주체에 따른 유형
부패의 유형을 개념화하는 첫 번째 기준은 부패의 주체가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부패의 주체에 따라서 권력형 부패와 관료 부패로 나뉩니다. 권력형 부패는 정치인이 주축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의 우두머리인 경우가 많아서 관료 부패보다 훨씬 더 암묵적이고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남시장 사건 기억하고 계신가요? 처음에는 중간계층에서 발생한 부패인 것처럼 보였는데, 더 깊이 조사하고 알아보니까 결국은 하남시에서 최고 직위에 있는 시장이 문제였던 것이죠. 시장은 선거에서 당선되었으니까 정치인이죠. 그런데 하남시장에서부터 부패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이 처음부터 드러나지 않았듯이, 권력형 부패는 암묵적이고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관료 부패는 그 부패의 주체가 속한 계층을 먼저 파악해야 하는데요. 조직의 최상위층인지, 아니면 관리자라든지 중간계급의 공무원인지, 더 아래 계층에서 발생한 부패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관료 부패는 정책결정 단계가 아니라 정책 집행 단계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구조화, 제도화된 부패 유형
부패 유형의 두 번째 기준은 부패가 얼마나 구조화되고 제도화되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발적 부패는 사건의 연속성이 없어요, 구조화가 안 된 부패입니다. 어느 특정한 순간에 부패가 발생한 거예요. 관행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남시의 사례 같은 경우에는 내부고발에서 밝혀진 것처럼 예전에도 계속 그런 관행이 있었어요. 반복되는 부패 행위를 계속 묵인하고 넘어간 거죠. 동일한 부패 행위가 관행으로 제도화되어버려서, 그것이 너무 당연시되고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입니다. 우발적 부패는 그런 관행 없이 우발적으로 한 번 생겨난 것이죠. 어떤 사람이 개인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서 횡령을 하거나 착복하고 자기 것을 만들죠, 그런 사건은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구조화나 제도화되지 않은 우발적 부패라고 봅니다. 구조화, 제도화, 그리고 체계화된 부패들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부패들은 실질적인 규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체계를 갖춘 부패들은 조직의 본디 임무 수행을 위한 공식적 행동 규범을 도리어 예외적인 것으로 전락시켜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남시 사례에서 채용 비리가 너무 당연시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서 채용을 하려고 하는 행동이 그 조직 안에서 오히려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거죠. 실제로 구조화, 제도화, 체계화된 부패 행위에서는 오히려 부패 관행을 저지른 구성원들이 조직의 비호를 받고, 그 관행을 어기고 올바른 행동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부패에 젖은 조직의 관행을 정당화함으로써 집단적인 죄책감을 없애려는 행위죠. 그래서 그런 관행의 부패에 저항하는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패 관행들이 너무 당연시되어서, '당연한 걸 너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 구성원 관용도에 따른 부패 기준
부패 유형의 세 번째 기준은 사회 구성원의 관용도에 따라 구분하는 것입니다. 백색 부패, 회색 부패, 흑색 부패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사회체제에 명백하고 심각하게 손해를 끼치는 부패가 있고, 이와 반대로 사회체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패가 있다고 합시다. 양쪽 모두 분명하게 부패는 맞습니다. 하지만 사회체제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 않고, 경제 성장에도 별 다른 영향을 안 미치고, 다른 시민의 피해를 가져오지도 않는 수준의 부패가 있죠. 이론상 일탈 행위는 맞지만, 사회통념적으로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부패, 이런 것들을 백색 부패라고 합니다. 흔히 말해 하얀 거짓말. 떡값이라고 표현하는 적은 액수의 뇌물 수수 정도입니다. 백색부패는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이런 백색 부패가 점점 확대되고 커지면 나중에 회색 부패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을 통제하려는 제도화라든지 법제화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앞의 영상에서 말씀드린 김영란법 같은 경우가 적용되겠습니다. 반대로 흑색 부패라고 하면 사회체제에 명백하고 심각한 해를 끼치는 부패입니다. 보통 사회 구성원 모두가 처벌을 원하는 부패입니다. 그럼 회색 부패는 뭘까요? 백색 부패와 흑색 부패의 중간 정도, 흑색 부패처럼 사회체제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진 않는데, 그렇게 될 수도 있는 잠재성을 지니고 있는 겁니다. 회색 부패의 경우 일부 집단은 처벌을 원하지 않지만 다른 일부 집단은 처벌을 원하는 경우들이 있죠. 부패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회색 부패도 명백하게 처벌을 하고 있고요. 이제 사회가 바뀌고 점점 선진화될수록 회색 부패도 좀 더 엄격하게 제재하고 통제하려는 법제화가 이루어질 거라고 예상을 합니다.
부패 거래당사자의 유무에 따른 유형
부패 유형의 네 번째 기준은 거래당사자의 유무입니다. 거래당사자가 존재하고 그 사이에 뇌물이 오고 간 경우를 '거래형 부패'라고 합니다. 청탁을 한다든지, 돈을 주는 것,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존재하는 경우 양쪽 다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거래당사자 없이 일방적으로 하는 부패는 단독형, '비거래형 부패'라고 합니다. 공금횡령이나 회계부정 같은 경우가 해당됩니다. 이 경우는 부패를 저지른 본인만 처벌을 받게 되겠습니다.
내용에 따른 부패 분류
부패 유형의 다섯 번째 기준은 내용에 따른 분류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금전 수수'가 있고, 인사 상의 혜택을 준다든지 하는 '족벌・정실 주의'가 있습니다. 꼭 금전 수수가 아니더라도 인사상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식사를 대접한다든지, 다른 무형적인 혜택을 준다든지 했을 경우에는 '비금전적인 수수'가 될 수 있습니다.
능동, 수동에 따른 부패 분류
부패 유형의 여섯 번째 기준은 능동성, 수동성에 따른 분류입니다. 공직자가 부패를 저지를 때에, 수동적으로 누군가에 의해서 본인도 모르게 부패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반면에 분명히 부패행위인 줄 알면서도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부패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어요. 이 둘을 구분하는 기준입니다. 여기까지 부패의 유형과 형태들을 나눠서 살펴봤습니다. 이렇게 이론강의만 듣고는 한 번에 느낌이 잘 안 올 수도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부패 관련 사건 기사들을 찾아서 오늘 배운 내용들을 접목해서 생각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